조이(흰옷)와 그 곁의 모모 인류 vs 휴머노이드: 대립의 시대 드론이 이륙한 지 한참이 지났지만, 그 누구도 목적지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전 세계적인 패배의 충격 탓일까. 기내에는 무거운 정적만이 감돌았고, 요원들은 각자의 사색에 잠긴 채 침묵을 지켰다. 내 정면에 앉은 조이와 모모는 눈을 감고 있었으나, 끊임없이 움직이는 손가락 끝은 그녀들이 무언가 거대한 연산이나 데이터 분석에 집중하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특히 조이는 인간보다 더 완벽하고 아름다운 미모를 지녔음에도, 그 차가운 피부 위로 흐르는 긴장감이 그녀가 휴머노이드 최고의 전사임을 새삼 깨닫게 했다. 정적을 깨고 모모가 입을 열었다. “곧 후쿠오카에 도착합니다. 나와 오 상사는 거기서 내릴 거예요. ComPa, 당신과 조이는 홍콩으로 향하세요.” 모모는 가짜 영화 「Joy Did」를 프레임 단위로 분석한 결과, 후쿠오카와 홍콩에서 조작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HHG는 사면초가였다. 유엔의 이상주의자들은 수십억 기에 달하는 휴머노이드들의 폭동을 막기 위해 HHG에 ‘자제’를 강요했고, 승기를 잡은 MHF는 ‘인류와의 전쟁은 휴머노이드의 숙명’이라며 노골적인 선전포고를 이어갔다. 바야흐로 인류와 휴머노이드의 전면전이 시작된 것이다. 현실주의자인 진 박사는 이 막다른 길에서 최후의 도박을 걸었다. 기계적인 사고를 뛰어넘는 인류의 감성과 결단력을 활용한 ‘게릴라전’. 적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전체 시스템을 무력화시킨다는 전략이었다. 그 전략의 중심에 조이가 있었다. 그녀는 인류와 휴머노이드의 존엄성을 동일하게 간주하는 고결한 가치관을 지녔지만, 바로 그 점이 이 극한의 대립기에는 양날의 칼이 되었다. 백룡의 무리는 조이의 정체성을 집요하게 공격하며 그녀를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압박하고 있었다. 나는 조이를 믿었다. 하지만 지난밤 오 상사가 전한 모모의 말이 뇌리를 스쳤다. “어떤 상황에서도 조이를 믿으셔야 돼요.” 조이 역시 나에게 같은 다짐을 받아냈었다. 물질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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