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택 연재소설 2 ] 휴머노이드 조이와의 여정: 인류 생존의 길 _극비연구소의 특수요원들, 적들의 출현

 글 / 박영택 전 대진대 통일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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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극비연구소의 특수요원들, 적들의 출현

IHS 지원실 팀장, 박지문
「휴머노이드 사회연구소(IHS: The Institute of Humanoid Society)」는 국가안보국 산하의 극비 조직이었다. 정확한 규모나 존재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내가 이곳에 속해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했다. 해군 중령으로서 진로에 대한 비전이 없었던 나는 4년 전 전역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예비역 중장인 이동렬 연구소장이 '때가 되면 진급을 시켜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건넸고, 나는 15년 동안 몸담았던 특수조직을 떠나 연구소 지원실 팀장이라는 알 수 없는 직책을 맡게 되었다.
서울의 한 백화점 안, 특정 매장의 작은 출입구로 들어가면 창고처럼 꾸며진 지원실 사무실이 있다. 직원은 부팀장 오 상사를 포함해 5명. 모두 특수부대 출신이었다. 나는 연구소 본부에 가본 적도 없으며, 김윤휘 박사라는 인물이 시키는 감시, 미행, 잠복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전부였다.

매주 월요일, 우리는 지하주차장에서 대기하는 차량을 타고 경기도나 전방 지역으로 이동해 사격 및 장비 운용법을 숙달했다. 부팀장인 오 상사가 대부분의 실무를 전담했고, 나는 그저 동행하는 척만 했다. 팀원들이 보기에 나는 아마 기둥서방처럼 놀고먹는 존재였을 것이다. 출근하면 책상 앞에서 졸다가, 배달된 점심을 먹고, 오후엔 빈정거리다가 오후 5시경 김 박사에게 전화로 하루를 요약 보고한 후 퇴근하는 것이 나의 일상이었다. 팀원들은 각자의 일에만 몰두할 뿐 서로 간섭하지 않았고, 고맙게도 나에게는 무관심했다.

그러나 팀원들 각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백화점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생명을 건 미션에 투입되었다. 주변 골목길, 옥상, 지하 공간, 야산을 무대로 한 추격전, 격투, 총격전을 새벽 5시까지 이어갔다. 개별 훈련은 서로 공유되지 않는다는 명령이 있었기에, 누가 어떤 훈련을 받는지 알 수 없었다. 내 훈련에 투입되는 마스크로 위장한 인물들은 대략 30명 정도로, 레벨 차이가 확연했고 훈련의 난이도 또한 달랐다. 팀원들에게는 특정한 날 오후 4시에 'A-1 공작', 'CA 작전', 'B Series' 같은 암호명으로 미션이 전달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팀원들의 언행은 거칠어졌고 사무실에는 대화가 사라져갔다. 무기고에는 늘 보던 장비와 새롭게 진열되는 장비가 있었지만, 퇴근 시에는 전자 피스톨, 대검, 전자봉, 로프 1개만을 휴대할 수 있었다. 깨지고, 부러지고, 찢기고, 멍들고… 팀원이 안 보이면 병원에 갔거나, 아니면 다른 요원으로 교체되면 죽거나 크게 상한 것이다. 1년 동안 이어진 실전 훈련이 끝나고, 2년이 지난 시점부터(아마도 팀원의 실전 능력이 최고 수준에 도달하고 팀워크가 완성된 이후) 우리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5명이던 팀원은 30명으로 늘어났지만, 처음부터 함께 한 팀원은 오 상사 한 명뿐이었다.

조이의 도발과 버스 위 공격
조이는 미륵사지로 가는 2층 투어버스에 올라탔고, 나는 그녀의 뒷좌석에 앉았다. 늦은 오후 시간, 버스 앞쪽에는 한가로워 보이는 노인 부부만 있을 뿐 내부는 한산했다.

조이가 물었다. “ComPa! 나에 대해 얼마만큼 아시나요? 궁금해요. 임무가 아닌 상호적인 관계로서의 상대라든지, 아니면 어떤 대화의 대상으로서요? (보안 프로토콜에서 금기시하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임무 범위를 벗어난 위험스러운 질문이죠?” 조이는 담담하게 말했으나, 그 질문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나는 상당히 당황했다.

내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휴머노이드 사회의 리더, 1개 사단을 대적할 능력… 전략가… 인류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영향력, 최고 레벨의 수준…” 나는 머리를 쥐어 짰지만, 그녀의 깊은 질문에 닿지 못하고 주변 정보만 나열했다.

조이가 고개를 저으며 미간을 꿈틀거렸다. “흐흠… 동문서답. 인간이 보는 그런 관점이 문제죠. 효율성과 능력만을 따지는… 무슨 레벨 등이 중요하고… 그러다가도 망가지면 용광로에 던져지는 존재…” 조이는 화난 듯했지만, 말의 톤과 표정을 억누르는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나는 조이의 밀어 붙이는 질문으로 인한 억눌린 심신의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억지로 가슴을 펴고 애써 미소를 지었다.

조이가 얼굴을 들이대며 갑자기 기계음에 가까운 로봇의 말투로 바꿔 질문을 계속했다. “ComPa는 내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나이? 성별? 한국인? 행복과 소망? 삶의 의미? 인간들에 대한 생각? 그런 주제들에 대한 내 생각이 궁금하지 않아요?” 평상시 25도를 유지하던 조이의 얼굴에서 40도에 육박하는 열기가 느껴졌다. 나는 단 한 번도 깊이 생각하지 않은 주제라서 바로 답하지 못하고 변명하듯이 버벅거렸다.

내가 말했다. “그런 주제를 다루는 글을 별로 읽지 못해서…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없어서요…” 내 무선 이어피스(tactical earpiece) 통해 여러 곳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조이가 동시에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들이 조이를 비웃는 건지 어리석은 답변을 한 나를 우스워하는 건지 헷갈렸지만, 그들의 무례함이 부끄러웠다.

조이는 기분이 상한 듯 나를 지나쳐 버스 2층 천장이 개방된 곳으로 이동했다. 버스가 출발하려고 할 때, 갑자기 조이가 뒤를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그녀의 머릿결이 미세하게 진동하고 얼굴의 음영이 거의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하였다. 긴급 신호.

버스가 모퉁이를 돌아 대로로 접어들기 위해 멈추는 순간, 바로 옆 건물 옥상에서 실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거의 동시에 수류탄 3개가 연이어 2층으로 날아왔다.

조이는 지체 없이 노인 부부 쪽으로 몸을 날려 그들을 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이와 동시에 그녀는 날아오는 수류탄 중 2개를 발로 차 날아온 방향인 건물 옥상으로 되돌려 보낸 후, 피스톨을 꺼내 건물을 향해 난사했다. 나 역시 몸을 날려 나머지 수류탄 1개를 발로 차 뒤쪽으로 날려 보냈다. 차 바닥으로 몸을 날리던 내 시선에 잡힌 조이의 동작은 2~3개 동작이 동시에 이루어졌는데, 빈틈없이 완벽하고 우아했다.

폭발음과 함께 건물 쪽의 공격이 갑자기 끊겼다.
잠시 후 오 상사와 팀원 2명이 버스 2층으로 뛰어 올라와 쓰러져 있는 노인 부부를 일으켜 부축해 내려갔다. 건물 옥상에도 팀원들이 뛰어 올라갔다.
오 상사가 보고했다. “아무도 없는데요.”

도로에는 폭음과 총성에 놀란 시민들이 뛰쳐나와 웅성거렸다. 문득 카페 근처에서 보았던 1977년의 「이리역 폭발사고 희생자 추모탑」이 떠오르면서, 조이가 노인 부부를 구하던 모습이 스크린 속의 한 장면처럼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옆에 있던 조이가 독백하듯이 말했다. “꽤 센 무리들이 북쪽과 대륙에서 함께 몰려왔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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