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택 연재소설 18회 ] 휴머노이드 조이와의 여정... 백룡의 배후탐색

 


백룡의 배후 탐색: 오스트리아 작전의 시작

고공의 철학: 조이의 성적 가치관

후쿠오카에서 이륙한 고속 드론은 구름을 가르며 오스트리아로 향했다. 출발과 동시에 나는 조이에게 목적지와 임무에 대한 불만을 약간 섞어 물었다.

“늘 작전은 모호한 상태에서 시작되는군요. 모모가 좀 더 빠르고 시원스럽게 소통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죽을지 살지도 모르는 일로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는 건지….”

나와 시선이 맞닿은 조이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것도 모르겠어요? 복수하는 여정이죠. 사람은 콤파가 상대하고, 나는 같은 휴머노이드를 상대하게 될 거예요. 지금 비엔나로 갑니다. 거기서 백룡의 뿌리를 찾아야 해요. 단서들이 있거든요. 서너 시간 걸리니 좀 쉬시지요. 자료는 방금 전송했으니 열어보세요.”

조이가 말하며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동시에 내 손목 수신기에는 문자 수신 신호가 떴다. 그 자료는 백룡과 그 부하들이 비엔나에서 움직인 행적과 접촉한 인물 정보였다.

피로가 몰려와 눈을 감으려 할 때, 조이가 갑자기 거북스러운 질문을 던졌다. 

콤파는 인간과 휴머노이드 간의 동거나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조이는 내가 자신이 원하는 답을 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을 것처럼 몸을 똑바로 세우고 정색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다 생각 없이 말을 뱉었다.

“상대가 누구냐에 달려 있겠지요? 그럴 감정이 생긴다면요.”

조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대답에 불만이 없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콤파의 인격에 맞는 생각이네요. 사람 사이든, 사람과 휴머노이드 사이든 상호 존중하는 마음이 최고의 조건이죠. 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인간의 부차적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어떠한 것에도 반대해요.”

그 순간 조이의 눈이 이글거렸다. 내가 여전히 당황한 태도를 보이자 조이가 눈을 감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것이 인간과 휴머노이드의 공존 조건이고 미래죠. 콤파의 기본은 오케이!”


비엔나의 거점과 거대한 함정

고속 드론은 비엔나에 소재한 유엔 사무국의 드론 착륙장에 빠르게 진입했다. 그곳에는 HHG 요원 5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책임자로 보이는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콤파에 대해서는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나는 갑작스러운 인사에 멋쩍은 듯 대답했고, 그는 대기하고 있는 차량으로 조이와 나를 안내했다. 그는 조이를 애써 무시하는 것만 같았다.

차량 두 대는 유엔 사무국 건물을 빠져나와 비엔나의 도시 중심지로 향했다. 책임자 프랭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손가락으로 방향 지시를 했다. 차량이 도착한 곳은 차이나타운 입구였다. 프랭크가 긴장을 푸는 동작을 하며 농담처럼 말했다.

“이곳 차이나타운의 음식들이 맛있거든요. 오늘은 편하게 저녁이나 듭시다.”

조이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아무 말도 없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는 직감적으로 프랭크와 조이가 별로 좋지 않은 사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프랭크가 안내한 곳은 차이나타운 중심가의 제법 규모가 큰 식당이었다.

음식이 나와 일행이 식사를 시작하려는 순간, 조이의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콤파! 지금 당장 밖으로 나오세요.”

나는 프랭크에게 손짓을 하고 식당을 뛰쳐나왔다. 길 건너편에서 조이가 이동하며 방향을 알려줬다. 10분 후, 조이와 나는 차이나타운 끝부분에 있는 낡은 2층 건물로 들어섰다. 그 건물은 벌집처럼 촘촘한 문들이 들어선 집단 거주지 같았고, 문틈으로 낯선 향료 냄새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1층 끝 방에 도착한 조이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이곳이 백룡이 만들어진 곳이라고?”

안에서 인기척이 났고, 조이와 나는 동시에 전투 태세를 취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조이가 소리 없이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왜소한 백발의 동양 여인이 소파에 앉아 등을 보이고 졸고 있다가 미동도 없이 입을 열었다.

“누구신가요? 용이는 안 오고? 뭘 가지러 왔어?”

그제야 나는 이 여인이 백룡을 만든 인물로 추정되는 ‘펑리’임을 알았다. 인류를 위협하는 괴물 휴머노이드 백룡을 설계한 제작자가 이렇게 무력해 보이는 노파라니.

그 찰나, 조이의 감각 센서가 위험을 감지했다. 조이는 굉장한 힘으로 나를 낚아채 문을 부수고 건물 밖으로 도약했다. 그 순간, 엄청난 폭음과 함께 건물이 주저앉기 시작했다. 백룡의 잔혹한 함정이 우리를 덮친 것이었다.


To be continued...

댓글